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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스포츠

사라진 고대 스포츠: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전통 경기들

인류가 스포츠를 즐긴 역사는 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문명에서는 신체 단련과 오락, 종교적 의식, 정치적 목적을 위해 다양한 스포츠가 탄생했고, 일부는 현대 스포츠의 기원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기술과 사회 구조가 변화하면서 일부 스포츠는 사라지고, 오늘날에는 기록과 유적 속에서만 확인할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존재했지만 현재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고대 스포츠 다섯 가지를 소개하며, 그 경기 방식과 역사적 의미, 그리고 왜 사라지게 되었는지를 분석해본다.

 

사라진 고대 스포츠: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전통 경기들

1. 마야 문명의 공놀이 ‘포크타포크’ – 생사를 건 경기

고대 마야 문명에서 행해졌던 **포크타포크(Pok-Ta-Pok)**는 오늘날의 농구나 피구와 비슷한 요소를 가진 스포츠였다. 하지만 이 경기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종교적 의미를 담고 있었으며, 때로는 생명을 바쳐야 하는 의식의 일부였다.

경기 방식과 규칙

  • 포크타포크는 길이 약 30~80m의 돌로 된 경기장에서 진행되었으며, 경기장 벽에는 **원형 또는 직사각형의 돌고리(골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 선수들은 손을 사용할 수 없으며, 엉덩이, 무릎, 팔꿈치 등을 이용해 공을 상대편 진영으로 넘기거나, 벽을 이용해 반사시키는 방식으로 경기를 진행했다.
  • 경기의 궁극적인 목표는 공을 경기장 벽에 부착된 작은 원형 고리를 통과시키는 것이었다.

왜 사라졌을까?

  • 포크타포크는 마야 문명의 종교적 신념과 깊이 연결되어 있었다.
  • 경기에서 패한 팀의 주장이나 일부 선수들은 신에게 바쳐지는 희생 제물이 될 가능성이 높았으며, 이는 경기 자체를 극단적으로 위험한 스포츠로 만들었다.
  • 16세기 스페인의 정복 전쟁으로 인해 마야 문명이 쇠퇴하면서, 포크타포크도 함께 사라지게 되었다.
  • 오늘날 일부 지역에서 전통을 기리기 위한 포크타포크 경기가 재현되고 있지만, 희생 의식 없이 오락적 요소만 남은 상태로 현대적으로 변형되었다.

 

2. 로마의 해상 전투 ‘나우마키아’ – 콜로세움에서 펼쳐진 물 위의 전쟁

로마 제국에서는 단순한 검투사 경기뿐만 아니라, 거대한 인공 호수를 만들고 실제 해상 전투를 재현하는 ‘나우마키아(Naumachia)’ 경기가 열렸다.

경기 방식과 특징

  • 나우마키아는 실제 전함과 수백 명의 죄수, 전쟁 포로들이 동원되는 거대한 스케일의 경기였다.
  • 로마 황제들은 콜로세움이나 인공적으로 조성한 호수에 물을 채운 뒤, 진짜 군함을 띄워 해상 전투를 재현했다.
  • 전투는 실제 전쟁처럼 진행되었으며, 참가자들은 생사를 걸고 싸워야 했으며, 승리한 팀만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

왜 사라졌을까?

  • 나우마키아는 막대한 비용과 자원이 필요했기 때문에 황제의 후원 없이는 지속될 수 없는 스포츠였다.
  • 또한, 점차 로마 제국이 쇠퇴하면서 이러한 대규모 경기의 운영이 불가능해졌고, 결국 사라지게 되었다.

 

3. 중국의 ‘주추’ – 고대 축구의 원조

현대 축구의 기원 중 하나로 알려진 **‘주추(蹴鞠, Cuju)’**는 고대 중국에서 인기가 많았던 스포츠였다.

경기 방식과 특징

  • 주추는 한나라(기원전 3세기)부터 시작되어, 당나라와 송나라 시대까지 번성한 스포츠였다.
  • 경기 방식은 현대 축구와 비슷했지만, 손을 사용할 수 있었으며, 작은 골대에 공을 넣는 것이 목표였다.
  • 주로 군사 훈련과 귀족들의 오락으로 활용되었으며, 황제들도 즐겼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왜 사라졌을까?

  • 주추는 송나라 이후 쇠퇴하기 시작했으며, 몽골족의 원나라가 중국을 정복하면서 전통 스포츠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
  • 이후 근대 축구(Football)가 유럽에서 발전하면서 주추는 점차 사라지게 되었다.

4. 잉카 문명의 라마 경주 ‘라미 라미’

잉카 문명에서는 오늘날의 경마와 비슷한 개념인 ‘라미 라미(Llami Llami)’, 즉 라마를 이용한 경주 경기가 있었다.

경기 방식과 특징

  • 말이 부족했던 잉카 문명에서는 라마가 주요 운송 수단이었으며, 이를 이용한 경주가 스포츠로 발전했다.
  • 선수들은 라마를 몰아 특정 구간을 빠르게 달리거나, 장애물을 뛰어넘게 하는 방식으로 승부를 겨루었다.
  • 라미 라미는 종종 종교적 축제에서 진행되었으며, 승리한 선수는 신에게 축복을 받는다고 믿어졌다.

왜 사라졌을까?

  • 16세기 스페인 정복자들이 남미를 점령하면서 유럽식 말 문화가 도입되었고, 라마 경주는 점차 사라지게 되었다.
  • 오늘날 잉카 후손들이 라마를 이용한 경기를 가끔 재현하고 있지만, 정식 스포츠로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5. 바이킹의 얼음 위 격투 ‘놉핑’

바이킹들은 혹독한 환경 속에서도 강한 신체 능력을 단련하기 위해 **‘놉핑(Knattleikr)’**이라는 얼음 위 격투 스포츠를 즐겼다.

경기 방식과 특징

  • 놉핑은 스틱과 공을 사용하여 팀이 경쟁하는 방식의 경기로, 하키와 비슷한 요소를 가지고 있었다.
  • 선수들은 얼음 위에서 상대를 밀어내거나 쓰러뜨릴 수 있었으며, 신체 접촉이 허용되는 거친 경기였다.
  • 일부 기록에서는 경기가 끝나지 않고 며칠 동안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왜 사라졌을까?

  • 바이킹 시대가 끝나면서 놉핑을 즐길 문화적 배경이 사라졌으며, 대신 유럽식 스포츠가 자리 잡게 되었다.
  • 현대의 아이스하키와 일부 유사한 면이 있지만, 원래의 놉핑 규칙은 완전히 소멸되었다.

결론: 사라진 스포츠가 남긴 의미

이처럼 고대에는 각 문명마다 독특한 스포츠가 존재했으며, 일부는 현대 스포츠로 이어졌지만, 일부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스포츠의 변화는 단순한 놀이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사회 구조, 종교적 믿음, 정치적 변화, 기술적 발전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사라진 스포츠를 연구하는 것은 단순한 스포츠 역사가 아니라, 과거 문명이 어떻게 신체적 활동을 통해 문화를 형성하고 발전시켜 왔는지를 이해하는 중요한 과정이다.